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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써봅시다'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11/29 해병에게 부치는 편지
  2. 2009/11/22 취업에 관한 짧은 소고
  3. 2009/09/12 나의 대학생활#4 (9)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이곳에서 당당히 글을 발표할 수 있을 만큼, 2년 동안 저를 성숙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중대장님, 행정관님께 또 중대 간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의 모습을 보면서도 말없이 저를 따라준 소대 후임들과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쉽지 않은 생활이었습니다. 입대 전부터 끈기가 부족한 저는, 훈단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포기하고 싶었고, 이병, 일병 때도 늘 불안한 마음과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으로 생활한 것은 여기 있는 몇몇 후임들도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상병 때도 제게 주어진 역할이 너무 버거워 그 짐을 내려놓고 벗어나고 싶었으며, 병장 때도 어려운 일은 계속되었고 저는 늘 고민하고, 신경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전 해병대가 편하고 쉬우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저는 힘들지 않고 눈물을 흘릴 수 없는 곳이었다면 오히려 이 자리에 섰을 때 해병대에 온 것을 후회했을지 모릅니다. 저는 그런 다짐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강철 같고 슈퍼맨 같은 사람이 되리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오직 이곳 강한 사람들 사이에서 진정으로 강함을 보고,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강한 해병대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자부심을 조금이라고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저는 늘 조금 뒤에서 쫓아갔지만, 굳은 다짐이 있었기에, 끝까지 경주를 늦출 수 없었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견뎌내 보면서 저는 제게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전역 후에도 제 주위의 모든 상황들은 그대로겠지만, 그 곳에서 살아나갈 저는 이미 강해졌습니다. 공부를 많이 한 것이 아닙니다. 편한 마음으로 운동을 많이 한 것도 아닙니다. 빨간 명찰에 새겨진 제 이름을 보면서, 도 여러분들과 고된 시간들을 함께 헤쳐 나가면서 달라진 생각과 달라진 힘으로 세상을 이겨낼 것입니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은 현명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은 더욱 현명한 일입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기에는 시간이 없고 감당해야할 시련이 가혹합니다. 옆에 보이는 다른 사람의 삶에서 교훈을 끌어내야 합니다. 저에게서 좋은 모습은 본받아 주고, 다른 이들에게는 좋은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 됩시다.


이제 제가 어떤 시선으로 여러분들을 바라보고, 함께 생활했는지 알겠습니까. 중대에서 따로 떨어져 다른 곳에서 생활해 본 적이 있는 저는 소속감이 없을 대 얼마나 힘들지 알고 있습니다. 또 언젠가 여러분들이 모두 전역했을 때, 지금의 생활과 함께한 전우를 잊지 못하고 한동안 아쉬워할 거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철저하게 대하고, 선후임 전우들에게 따뜻하게 대합시다. 최소한 후임들에게 막 대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도 느슨하고 자신 없는 해병의 길은 걷지 말기 바랍니다.

남은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부르튼 발이 전역 후의 세상을 힘껏 박차고 나갈 강한 다리로 성장할 것을 믿습니다. 남자는 Cm로 재어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저는 입대 전부터 계획하고 꿈꿔왔던 미래로 나갑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힘을 내서 최고가 되겠습니다. 찾아오십시오, 저는 이미 여러분들을 평생을 같이할 동료로 인정하고 받아들였습니다.


940기 박진 2005년 1월 15일 전역 고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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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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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기위해 배워야 하는 것은 하면서 배운다.” - 아리스토텔레스.

참으로 고루한 말입니다. 바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의 일생을 결정할 것처럼 보이는 직업을 고르는데, 하면서 배우라뇨. 하지만 이처럼 굽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도 참 많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안녕하세요. 02학번 일본통상 박진입니다. 굳이 소개를 길게 하지 않더라도 학번과 통상에 앞서 학생회장으로 저를 기억하시는 후배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앞길을 준비하기보다는 다른 일들로 가득한 대학생활을 보낸 선배라는 인상이 깊게 남아 있듯이, 위의 고루한 말을 곧이 믿고 굽은 길을 걸어가는 한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취업에 관한 소고를 남기는 것에 앞서 제 개인적인 생각이 여러분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이지만, 제게도 지난날을 곱씹어볼 좋은 기회라 생각해 소고를 남깁니다.

지금 하는 일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인가.

직업을 ‘하는 일’이라고 풀어놓으니 한결 편하게 와 닿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NPO(non profit organization)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을 하되, 그 반출은 지역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곳에 재투입 되는 것이 NPO와 사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게다가 제가 속한 회사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을 단계에 와있으니, 설명해야할 게 많군요. 사회적 기업이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지만 사기업이나 정부가 진출하기를 꺼려하는 부문에서, 사업을 통해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입니다. 아름다운 가게가 대표적이죠? 2009년 현재 수백 개의 기업이 위와 같은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굽이돌아 가더라도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은 때로 많은 피곤한 물음을 받게 되죠. 대표적으로 ‘월급은 제때 주느냐’, ‘전망은 좋냐’ 등등. 요약하면 ‘주류’인가 아닌가를 묻는 물음들입니다. 대학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직업을 선택할 때도 출입구가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는 믿음을 잃지 않은 제게는, 대학과 유학생활 군생활로 다져진 20대 초반의 경험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일단 어디서든 살아남는 근성이죠. 기왕 살려고 하는 일이라면 되도록 나와 우리에게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직접 해보자는 선택,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그대들은 말한다, 당신 같은 사람은 너무 많이 읽었다고” -<흔해빠진독서>,기형도

취업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은 단순한 하나의 물음이 아니죠. 이력서나 자소서를 쓰는 기능적인 부분부터 대학생활 전체를 훑어야만 답할 수 있는 내공의 문제, 또 아쉽지만 출생과 출신의 문제까지, 물음도 다양하고 대답도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제 대학생활을 말하는 것이 물음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은 아니리라 생각되, 짧게 보여주고자 합니다. 시작은 작지만 충격적인 만남이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의 만남, 내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뿜어내는 책과의 만남이었죠. 지난 몇 년 간의 이야기는 제 스스로도 아직 정리가 안됐으므로 여기까지.

이 문단이 너무 짧았나요? 많은 시민활동가, 운동가들을 만나서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이끌었냐.”고 물어보면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람과 책을 잘못만나면 나처럼 된다.”

“요즘 밥은 먹고 다니니?” - 얼마 전 선배와의 만남에서 모 선배.

네. 심지어 요즘은 밥을 연구하는데요. 원주에서 지역먹거리 운동을 이끄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친환경급식지원센터(이하 생협)에서 일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급률 100%인 쌀은 그 이용과 필요성에 비해 항상 “찬밥”신세인데요. 행정기관과의 합의를 통해 원주지역 학교에 우리 쌀을 공급하고, 결식아동에게 반찬을 제공하는 일을 포함해 지역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세상을 좀 더 평평하게 만드는 일을 합니다.

아침에 영어와 일본어를 익히고, 저녁에 기업운영에 필요한 공부를 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출입구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는 일은 참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다행히 생협이 일본의 모델을 들여온 거라 일본인 관계자와 빈번하게 교류하며 전공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제 전공을 총학으로 생각하는 후배들에게는, 이번 소고를 통해 좀 더 친해지고 싶군요.

글을 적고 보니, 읽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절은 하나도 없네요. 요즘 대세가 02학번의 활발한 클럽활동인 것 같아서 (혼자 글 올리는 동균이가 외로울까봐) 근황도 알릴 겸 써 봤습니다. 시오노 나나미씨는 그의 저작에서 모든 교육은 받는 사람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제 글이 혹시나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비주류에서 빛나고 싶은 친구들에게 비슷한 생각을 한 선배가 있었다는 것만이라도 알려줄 수 있다면 좋겠네요.

가끔 원주에.

박진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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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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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과 큰 것은 아무 차이 없다는 것은 내 어린 시절부터의 철학이다. 작은 도움과 큰 도움은 본질적으로 같으며, 작은 삶과 큰 삶은 너나없이 소중한 삶이듯이 말이다. 대학시절 내가 대기업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한 나의 첫 번째 개성이기도 했다. 혹자는 내가 꿈이 작고 포부가 없다며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잣대는 자기 스스로에게 들여대야 할 일이다. 다른 사람을 키 재듯이 줄자로 재 센티미터로 표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제는 서로 평가하는 둘 중에 누가 더 오래 살지도 장담할 수 없는 세상 아닌가.

4학년 시절은 졸업 후 앞길에 대한 고민으로 매일 안개 속을 걷는듯했다. 어떤 길도 확신하지 못하는 좁은 길목에서 내가 걸어온 길조차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는 어두운 안개였다. 특히 높은 사람이 많은 걸 베풀 수 있으며 높은 사람이 되는 길을 걸으라는 조언이 내 귓가에서 머릿속까지 들어오는데 한참 걸렸는데, 많은 것과 적은 것이 무슨 차이인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풀이하자면,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큰 도움과, 철학적 관점에서의 작은 도움이 있겠는데, 내게는 후자가 맞는다고 고집했기에 조언자들과 진로결정의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유독 장애인과 아이들, 어른들에 대한 봉사활동에 애착을 가진 것도, 학생회활동이나 사회활동에 열심을 낸 이유도 위와 같다. 때때로 그럴 시간에 앞날을 위한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난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겠노라며 계산된 말을 되풀이해야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시설을 지어주거나 아니면 근본적인 해결을 가져다줄 정책입안자로서 큰 도움을 주라는 말일 테지. 하지만 그렇게 살지 못한 사람들이 앞으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자신이 있을까.

협동조합에서 일을 시작한 것은 내손으로 한 첫 번째 선택이었다. 전망과 수입을 따지기 전에 나의 개성을 확인하고 내던진 사회로의 출사표였다. 나는 고향에서 로컬푸드운동을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지역의 아이들에게 지역産 無농약 쌀을 공급하고, 지역의 조합원들에게 지역産 친환경제품들을 배송한다. 결식아동들의 손에 도시락을 전해주며, 사회적 경제를 공부한다. 단순한 배송직이라고 생각하기엔 직업에 쏟는 애정과 비전이 크다. 예전 NASA의 한 청소부에게 자신의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우주선을 쏘아올린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난 나라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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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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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3 13:01 ElegantCoder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화이팅일세

  2. 2009/09/15 01:32 세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선배가 자랑스러워요♡

  3. 2009/09/15 21:55 김연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날의 알쏭달쏭 했던 얘기가 바로 이거였군요!
    저는 진이씨의 소신을 믿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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